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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5.31 커피, 누군가의 수고로 행복한 시간.
│COFFEE│2020. 5. 31. 04:33

 

 

사진/픽사베이

 

 

싱글오리진(single origin) 커피는 '단 하나의 유일한 뿌리'라는 뜻으로 같은 나라/농장/재배/수확방법, 동일한 가공방법으로 생산된 생두를 동일 로스팅 프로파일로 볶은 커피를 뜻한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블렌딩커피를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첫 향의 유혹이었던 라바짜퀄리타로사의 기억이 옅어질즈음 라바짜클래식원두를 구입했었다. 다크로스팅을 즐기지 않았으므로 큰 기대는 없었지만, 그저 반기는 마음으로 주문을 해두었었다. 

 

커피는 커피가 아니라 어쩌면 모든 것을 대신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호사를 누리는 맛이 아니라 나는 중독된 안도를 취한다. 평생을 왜인지 모를 가난한 마음에 묘한 위로와 함께 한다. 이 이야기에 이해가 될른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커피가 커피지.. 하시면서

 

사람이란 참, 그렇다. 약배전의 커피를 마시다가 다크하고 오일리한 커피를 마시면 그렇게 낯설다.  그것은 순서가 바뀌어도 그러하다. 익숙함. 그 기대하는 스킨쉽 같은 아로마에 길들여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바뀜. 기대의 부정과 같은 새로움이 까끌하고 좋다. 

 

피곤한 저녁이다. 아 새벽이구나.. 산미가 좋은 커피를 마시고 싶다. 그간 주문 즉시 로스팅한 원두를 구해 마시다가 근래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맥널티 커피들이 궁금해서(미친 궁금증)하나씩 사서 마시고 있었다. 사실, 기대 없이 그냥 오로지 궁금해서..  무슨 오만방자함인지...  밥을 커피로 마시고 싶을 만큼 미쳐버린 중독으로 말이다. 

 

마치, 나는 커피의 모든 버전에 나를 맡길 셈인양 커피를 대하는 것 같기도 하다.  향으로 반을 마시고 또 풍미로 반을 마시지만 한 잔의 커피까지 오는 전 과정을 마시는 거라고 한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제 커머셜 커피는 어느정도 마셨다. 사실 퀄리티는 욕심에 못 미치지만 그 중에도 취향에 맞는 것은 있었다. 의외로 점수를 주고팠던 '문도노보' 티피카와 버본의 자연교배종으로 알고 있었는데 요즘은 개량종이 나오는 것 같다.  어쨌든 문도노보는 좋았다. 브라질커피중 가장 괜찮지 않았나 싶다.

 

 

커피의 모든 과정이 녹록치 않지만 커피향과 맛의 차이는 추출에서 많이 좌우한다고도 본다.  수 없이 많이 커피를 추출하고 추출해서 마셔봤지만 미묘한 그 차이, 그 차이가 있다.  다시 주문형 로스팅 원두구입으로 돌아간다.  천천히.. 느리게.. 그 향에 취하고 싶다.   삶이 그렇듯,  출발하면 벌써 도착되어있고 그 도착된 것은 또 다시 출발한다. 수레바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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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sun